간만에 집에서 밥을 해먹으려고 일찍 들어왔는데, 밥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그냥 마트에 들러 햇반을 샀다. 쎈쿡인가 하는 놈인데 다섯개를 3천 얼마에 팔길래 집어왔는데, 렌지에 돌려서 부욱~뜯었더니 오호라 저런게 들어있는게 아닌가?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방습제가 얇은 비닐 막 안에 들어있고, 그 막은 살짝 뚫려 있어서 (밥하고 직접 닿지는 않게) 밥의 습기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것 같았다. CJ 햇반에서는 저런 걸 못봤는데... 기술이 없어서 넣은 것인지 아니면 저게 좀 더 좋은 건지?
아무튼 저거 생각해낸다고 담당자 깨나 힘들었겠네.
D.band (디뺀) 합주용으로 산 악보의 bass 타브다. 이건 뭐 손으로 치라는 건지, 발로 치라는 건지. 아니면 손에 구리스라도 한통 바르고 치라는건지,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운지를 적어놨다. 돈주고 파는거면, 적어도 베이스 운지라도 한번 해보고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미디에서 타브 자동변환 한거랑 뭐 다를게 있나 싶다.
그러나... 이 마저도 듣고 딸 재주 없는 베이서(-_-)로서야, 그냥 주는대로 받아치기나 하면(누구 말씀대로 받아쓰기하는 기분으로) 감사할 따름.
참 세상이 좋아졌다. 한 여름에 땀 뻘뻘 흘려가면서 귀에 물집잡히도록 이어폰 끼고, 타브 악보 따던... 그 시절이 이젠 돈 몇푼이면 해결되다니. 시절이 놀랍고, 어찌보면 몇 푼 안되는 악보 그냥 사면 될 것을, 바보같이 사람 귀로 하고 있던 그 시절이 미련한게지.
간만에 밴드다.
설마 내가 '직장인 밴드' 라는 후줄근한(나는 넥타이까진 아니더라도 땀에 쩔은 반팔 와이셔츠에 양복바지 차림으로 기타멜빵 매고 있을 그런 '직장인 밴드'만 생각했다) 이름을 달게 될 줄은 몰랐다만. 어쨌든 직장인이고 그 직장 사람들이 모여서 밴드를 하니, '직장인 밴드'일 수밖에.
베이스 잡아본지도 되게 오랜만이고, 합주라는 것도 참 간만이다 싶은데, 옛시절도 새록새록 피어오르는것이 간만에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다.
다만, 저 돈 주고 산 어이없는 악보를 다시 고쳐써야 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
한 50% 정도 스케일목업을 뜬다면, 집에 하나 놔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연히 오늘은 그 어귀에서 이런 박스를 발견했는데,
이거 혹시 인터넷에서 주문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인터넷에는 없는 게 없다.
다 살 수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