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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2 디자이너의 글쓰기
  2. 2008.03.31 글쓰기 1

디자이너의 글쓰기

생각 2011. 10. 12. 08:38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나가오카 겐메이가 쓴 '디자인 하지않는 디자이너' 라는 책이다. 엄밀하게 말해선 블로그에 올린 일기 모음 정도인데, 책으로 나왔으니 책이지 뭐.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글의 깊이가 있던 없던, 누가 뭐라 하던 말던 간에. 디자이너가 스스로 글을 쓰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들을 꾸준하게 해오는 것은 정말정말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여태껏 제대로 못해왔던 일이기도 하고. (아, 근데 나는 디자이너 맞습니까?)

논문쓰던 시절 말고는 하루에 A4 한바닥 정도의 글을 꾸준하게 썼던 기억이 없다. 일기라는 것도 제대로 써내려간 경험이 없고. 꾸준하게 글을 내고 있는 다른 친구들의 블로그를 훔쳐보는 것은 잘 해도, 정작 나는 내 생각을 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정리되지 못하고 정체되어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트위터가 좋은 점은 통찰있는 선배들의 한 두 마디 속에 담긴 혜안을 발견하는 것인데, 문제는 그 통찰에 눌려 나의 생각을 드러내질 못한다는 것이다. 읽어낸 텍스트도 적고, 연구자로서의 기간도 부족하고. 디자인에 대한 내 생각을 함부로 꺼낸다는 것이 얼마나 쉽게 공격받는 일인지를 아니까. 그런 냉소 덕분에, 여태 글 한자를 제대로 써내려가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다시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일인 것 같다. 누군 처음부터 혜안이 있고 통찰이 있었을까. 

같은 맥락에서 책을 내는 선배들을 보면, 부러우면서도 한 번의 벽을 쌓는 느낌이랄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활자들을 읽어치워야 저 정도의 공력이 쌓이며, 책이라는 것을 내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한때, 은경이는 검프님이 책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책을 낸다는 것은 다소 무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예전에 누군가의 말처럼 적진 한 가운데서 벌떡 일어나 '나를 쏘시오' 라고 말하는 것과도 같다. 논문과는 달리,책은 돈 들여가며 찍어서 또 대중에게 돈 받고 파는 것이니 만큼 돈 값을 해야한다는 부담도 있고. 해천선배님 존경합니다. ㅡ,.ㅡ

여기 블로그에 올라온 observation 들을 책으로 내볼 생각도 오래전부터 했다. 이런 류의 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IDEO에서 출판한thoughtless act 라던지, N
on intentional design (Uta Brandes/Michael Erlhoff공저)같은 것들이 있긴 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관찰은 관찰자의 주관이 포함되는 것이니 만큼, 책으로 나온다고 의미 없는 것은 아닐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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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 2008. 3. 31. 08:54

몇 개월 사이에 글 쓰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고만고만한 싸이질도 이젠 별로 하질 않고, 일기 쓰는 일에도 조금 시큰둥해진 탓이겠지만, 절대적으로 글을 쓸 만큼의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허락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게다.

글을 안 쓰면, 나는. 내가 하는 언어적 사고의 반 이상을 멈춰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입말보다는 글말에 차라리 낫다 싶은 내가, 그마저도 줄여버렸으니 어쩌면 내 머릿속의 말창고에는 부글부글 하고 말들이 삐죽 삐죽 비져나와있을지도 모르겠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중에 적어도 하루는.
성경에 나오는 안식일처럼. 무위도식하며,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렇게 글말 입말 따위를 나불댈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아마 하나님은 6일동안 창조하시고, 7일째는 쉬시면서 'ㅎㅎㅎ 좋다 좋아. 아주 내가 만들었지만, 제대로여~' 이렇게 자찬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아... 글을 쓰고 싶다.
건조하고 말라버린 삶에 누룩같은 글 몇 줄을 쓸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조금 숨이나마 쉴 수 있는 살짝 부풀어진 삶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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