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인사

생각 2013. 7. 22. 14:02

생일 아침에는 아버지 어머니께 절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침상으로는 팥밥이랑 미역국을 먹었다. 생일 선물이라고 뭘 받은 기억은 잘 없고, 아마 중학교때 카세트테입과 라디오가 되던 조그마한 오디오데크 하나를 생일 선물로 산게 내 기억에 남은 생일선물 전부.


부모가 되어 아이를 낳아보니, 아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받자고 애를 낳은 게 아니라는 거.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그저 존재만으로 고맙고, 있어주니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도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드렸다. 내 나이가 벌써 서른이 넘었고, 나도 애 아버지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네가 있어 참 행복하다' 라고 말씀해주신다. 내가 귀여울 나이도 아니고, 서글서글한 성격도 아니고, 재롱을 부리나 아양을 떠나 뭐 그런 거 없음에도. 그저 나의 존재만으로 기뻐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나는 언제까지 이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언젠가 내가 나이가 들면, 부모님도 우리곁을 떠나시고, 그러면 내 생일에 이걸 못해서 허전할 날도 오겠단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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